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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문명의 충돌 - 새뮤얼 헌팅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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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충돌을 읽고

 

  이 책을 읽기 전 인터넷에서 검색을 몇 번 해보았는데 이 책의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에 대한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여러 가지 서평과 사람들의 글을 보았는데 어떤 사람은 이 책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냉전 이후 발간된 책들 중 가장 중요한 전문 서적이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서평이 많이 있었다. 또한 이 책을 9.11테러가 일어난 후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2001 9 11. 마치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던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 한 대가 건물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스에서는 줄곧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도했고,  며칠 동안 신문 1면에는 이 기사가 실렸었다.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고 짧은 생각에 미국이 당하길 정말 잘했다고 철없는 소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했고 문명의 충돌을 읽고는 9.11테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레포트를 위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고 나니 9.11테러 이후 왜 , 그리고 얼마나 유명했는지 알게 되었다. 9.11테러 사건을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 간의 충돌이라고 일컫는 이유를 이 책을 읽어보면 이해가 갈 것 같다.

 

1부

 

 먼저 1부에서는 탈냉전 시대에 사상 최초로 세계 정치는 다극화, 다문명화 되었다. 1980년대 말 공산 세계가 무너지면서 냉전 체제는 역사의 뒤 안으로 사라졌다. 탈냉전 세계에서 사람과 사람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념이나 정치, 경제가 아니다. 바로 문화이고 문명이다. 세계 정치는 문화와 문명의 괘선을 따라 재편되고 있다. 서구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당분간은 가장 강력한 문명의 위치를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 에서 문화적 분쟁이 일어나고 문명에 따라 국가의 사회 발전이라던가 정치 경제는 변동하게 된다. 다른 문명들과 비교했을 때 서구 문명의 상대적 힘은 줄어들고 있다. 장기간 주도권을 행사해 온 서구 문명으로부터 비서구 문명으로 힘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문명은 관점, 방법론, 초점, 개념에 따라 그리고 누가 연구하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명의 본질, 주체, 변동양태에 관한 중심적 명제에 대해서는 폭넓은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문명의 특성으로는 첫째, 이 책의 관심은 복수 문명에 있다. 문명은 여러 개이며 각각의 문명은 독자적 방식으로 문명화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문명은 '야만'이라는 개념과 반대되는 뜻이기도 하나, 그것보다는 언어, 종교 등 여러 가지 문화적 특질의 집합체로서 세계 여러 지역에 자리 잡아온 문명을 말한다. 둘째, 문명과 문화는 모두 주어진 사회에서 면면히 이어져 온 세대들이 우선적으로 중요성을 부여한 가치, 기준, 제도, 사고방식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문화적 실체로 파악된다. 따라서 종교와 윤리 등 비물질적인 문화적 요소가 한 사회의 물질적 관계의 성격 못지않게 그 문명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한다.

 

셋째, 문명은 포괄적이다. 문명은 가장 광범위한 문화적 실체로 가장 상위 수준에 있는 사람들의 문화적 결집체 이며 가장 광범위한 본질적 특성이다. 문명은 뚜렷한 경계선이 없으며 딱 부러지게 시발점과 종착점을 말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나 사람들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자신이 속해있는 문명의 범위를 결정하고 그 속에서 어떤 일치감을 얻으려 한다.

 

넷째, 문명은 유한하긴 하지만 아주 오래 간다. 또한 유구하지만 한편으로는 진화한다. 문명은 역동적이며 발흥하고 쇠멸하며 융합하고 분열한다. 다섯째, 문명은 정치적 실체가 아니라 문화적 실체이므로 정부는 실체적인 일을 처리하지 않으며 문명은  두 개 이상의 정치적 단위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많은 학자들은 문명을 중화, 일본, 힌두, 이슬람, 정교, 서구,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여덟 개의 상이한 문명들의 대립 질서로 파악하였다. 과거의 주요 문명과 지금 세계의 주요 문명이 무엇인가에 학자들은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내놓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존재한 바 있는 문명의 총수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그는 문명 간의 관계는 두 단계를 거쳐 발전하였고 지금은 세 번째 단계인 조우 관계라고 말한다. 문명이 처음 등장하고 3천년이라는 기간 동안 문명들 사이의 접촉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전혀 없거나 있었다 하더라도 제한적이거나 간헐적 이었다. 그러나 문명과 문명 사이의 제한적,  간헐적 접촉은 다른 모든 문명들에 대한 서구의 지속적, 일방적, 압도적 영향력 행사로 성격이 바뀌었다. 서구는 군사력의 발전으로 인한 조직화된 폭력의 우위로 세계를 정복했으나 전쟁으로 인해 서구의 팽창은 끝나고 서구에 대한 반항이 시작되었으며 국제체제는 서구를 넘어서 다 문명 체제로 확대되었다. 인류의 문화적 융합,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점차로 공통된 가치관, 믿음, 지향점, 관습 제도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뜻의 '보편문명(universal civilization)'이 비로소 등장하고 있다. 

보편문명

보편문명의 의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 모든 인간은 어디에 살고 있건 간에 기본적 가치관, 가족 구조 같은 기본적 제도를 공유하고 있다. 옳고 그름의 기본 관념이나 최소한의 도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보편문명이라는 용어는 문명사회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문명사회를 원시사회, 야만 사회와 구별해 주는 도시와 문자 해독 같은 요소를 가리키는데도 쓰일 수 있다. 셋째, 보편 문명이라는 용어는 지금 서구 문명의 대다수 사람들과 여타 문명의 일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전제, 가치관, 원칙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을 다보스 문화라고도 부른다. 넷째, 이러한 발상은 서구의 소비 양식과 대중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하나의 보편 문명이 태동하고 있다는 논리로 발전하였다. 그는 어떤 문명이나 문화에서든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언어와 종교라고 말했다. 보편 문명이 출현하고 있다면 보편 언어와 보편 종교가 나타나는 추세도 확인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언어와 관련하여 "세계어는 영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먼저 세계 인구에서 영어 사용자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영어 사용은 어디까지나 문화와 문화의 의사소통을 위한 매개체 인 것이다. 사회적, 정치적 분위기는 자국어의 사용을 더욱 밀어붙이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보편 언어의 등장 가능성이 희박하듯이 보편 종교가 출현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 종교적 자각의 확산과 원리주의 운동의 부상으로 종교적 차이는 한층 심화되었다. 서구에 의한 보편 문명의 개념은 서구 문명의 특징적 산물이며 비서구 문화 앞에 서구가 내놓은 이념이다. 근대화는 결코 서구화가 아니며 이들을 받아들이는 비 서구는 서구 것으로 받아들인다. 미디어의 세계적 확산을 서구가 지구의 부드러운 통합이라고 선전할 때 비서구인은 거기서 사악한 서구 제국주의를 본다. 설령 비서구인이 세계를 하나로 바라본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위기감이 스며 있다. 또한 서구화를 받아들이는 비서구인들의 입장은 쇄국주의, 케말주의, 개량주의로 나뉜다.  서구의 문화를 즐긴다고 해서 절대 서구화되는 것은 아니며 비 서구의 사회는 서구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도 충분히 근대화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발전 해 왔다. 서구는 IMF와 같은 국제 경제 기구를 통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다른 국가들에게 자신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제 정책을 강요한다. 정치적 독립을 달성한 비서구 국가들은 서구의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 지배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서구에 필적할 만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서구는 핵무기, 생물 무기, 화학무기와 이 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수단의 확산 방지와 축소 정책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고수하려고 한다. 또한 비서구 인들은 서구의 원칙과 서구의 행동 사이에서 나타나는 간극을 서슴지 않고 지적한다. 위선, 이중 잣대, 단서조항은 보편주의가 한낱 제츠처에 지나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중 잣대의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중국의 인권은 문제가 되도 사우디의 인권유린에는 침묵하는 인권 제국주의적 요소, 친미적이고 석유자원을 가진 쿠웨이트의 침공은 결사적으로 막으면서 세르비아의 보스니아에 대한 민족 청소는 침묵하는 태도 등이 그것이다. 핵보유를 둘러싼 갈등도 이와 같은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비서구 지역은 핵무기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비 서구의 문제에 쉽게 개입하지 못하게 하는 억지력을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는 다른 문명권 국가들이 핵을 가지지 못하도록 결사적으로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증거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남한보다는 미국이 더 공포분위기, 과민반응을 보인 것을 들고 있다. 이런 부분들만 보더라도 비 서구는 서구 사회의 이익에 맞서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는데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2부

 

2부에서 저자는 서구는 쇠락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문명들과의 관계에서 서구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두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서로 판이하게 다르다. 첫째는 서구의 압도적 우위를 나타내는 그림이고 두 번째는 정치, 경제적, 군사적 지형도의 비중이 여타 문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그림이다. 서구의 비중은 20세기 초반 정점에 도달하고 그 후로는 다른 문명들에 비하여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이 부상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아시아 문명에로의 세력 이동은 비서구 사회의 문화적 자긍심과 서구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확산시키고 서구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저자는 서구의 쇠락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영토와 인구, 생산력, 군사력 등을 제시하고 이 모두가 다른 문명들에 비해 상대적인 쇠락을 반영 해오고 있음을 주장한다. 또한 토착화는 비서구 문화의 발전을 가져왔고 질서가 되었다. 토착화와 종교의 부활은 지난 20~30년 간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한 문명인 아시아와 이슬람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냉전 종식 이후 이념의 공백을 매우고 근대화 과정에서 무너진 정체성을 찾으려 했으며 이러한 노력은 이슬람 원리주의 대두와 같은 종교적 부활로 나타난 것이다. 이들은 모두 서구 문화와 비교하여 자기 문화의 우월성을 앞세우는데 이는 아시아 경제 성장과 이슬람의 사회적 동원력, 인구 증가에서 비롯된다. 이렇게 비서구 문명의 힘이 지속적으로 증대하면서 비서구 문명과 서구 문명의 충돌, 비서구 문명과 비서구 문명의 충돌이 나타날 것이다.

 

3부

 

3부에서 저자는 냉전시대의 블록을 대신하여 문화적 결속력이 등장하고 문명과 문명의 단층선이 분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비슷한 문화를 가진 민족과 국가끼리 뭉치고, 한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은 세계 정치에서 그 나라가 차지하는 위치, 그 나라의 친구와 적수를 규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1990년대에 들어와 정체성의 위기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했다. 그러나 정체성의 부재에 종교가 그 역할을 대신 담당하게 된다. 원리주의 운동으로 불리는 대체로 젊고 고학력의 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되는 이 종교적 운동은 그 문명 구성원들에게 기본적인 정체성을 부여하며 민족 국가의 국경선을 초월하여 문명의 연합을 기초하게 된다. 냉전 시대, 이념과 계급투쟁에서는 너는 어디에 속하느냐가 관심사였던 반면에 문명 간의 충돌에 있어선 너는 누구냐가 주요 관심사가 된다. 문명의 충돌은 좁게는 문화적 단층선을 따라 인접한 단체 간의 폭력적인 영토분쟁으로 일어날 것이며, 넓게는 군사적, 경제적 힘으로 경쟁할 것이다. 그들은 국제기구나 타 문명을 자신들에 유리 한 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인데 NATOEU의 예가 그것이다. 먼저 NATO는 서구 문명의 안보 기구다. 냉전은 소련의 군사적 지배 확대와 함께 시작되었고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그것을 저지하고 대처하기 위해 NATO를 결성한 것이다. 서구는 NATO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했지만 지난 역사의 경계선을 쉽게 허물 수 없었고, 러시아는 적극 반대했다. 터키와 그리스는 냉전의 산물로 NATO에 소속되어 있지만 터키의 복지 당은 NATO를 부정하고 그리스는 서구의 정책에서 이탈하여 공동의 적 터키에 맞서고자 오히려 러시아에 접근하고 있다. 냉전시대에 소련의 적대국이었던 나라가 탈냉전 시대에는 러시아의 동맹국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리상의 근접은 영토문제로 인한 무력 충돌을 야기 시킨다. 특히 서구의 자신들의 민주주의, 자유주의를 온 세계의 보편적 가치로 만들려는 노력은 그들의 군사적, 경제적 지배와 침탈과 더불어 다른 문명들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므로 문명의 충돌은 좁게는 문화적 단층선을 따라 인접한 단체 간의 폭력적인 사태를 뜻 한다. 20세기 말 터키의 지도자들은 터키를 근대화하여 서구에 편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터키의 구성원들은 기본적으로 터키가 중동의 이슬람 국가라고 생각했다. 또한 서구 역시 터키가 자신들에게 가담하는 것을 거부했다. 한 국가 내에 다른 문명을 가진 여러 민족들이 혼재하고 있는 경우나 문화적으로 한 문명에 속하나 다른 문명으로 자신들의 국가를 바꾸려고 하는 국가가 있는데 이게 바로 분열국 이라는 것인데 위에서 말한 터키가 이에 해당한다. 저자는 서구 문명의 핵심 국을 미국과 독일, 프랑스로 보았다. 그는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문화적 중심 국가"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영국은 그 중에서 준 중심국의 역할을 수행한다. 중화 문명권에선 중국이, 일본 문명은 일본이 핵심 국이자 고립 국이다. 이슬람,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에는 핵심 국이 없다.

 

4

저자는 미래의 가장 위험한 충돌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편협함, 중화의 자존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것이며 서구의 다른 문명들의 상대적 힘이 증가하면서 서구 문화의 매력은 반감되어 비서구인들은 점점 자신들의 고유문화에 대책과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4부의 제목부터가 '문명의 충돌'이니 만큼 여기서부터 저자의 문명충돌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된다. 새로운 세계에서는 상이한 문명에 속하는 국가들과 집단들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않고 대체로 적대적인 경향을 띨 것이다.  특히 이슬람 사회와 아시아 사회, 이슬람 사회와 서구는 가장 격렬한 대립을 할 것이다. 서구의 보편주의는 비서구에게는 제국주의로 다가온다. 정치적 독립을 달성한 비서구 국가들은 서구의 지배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으며 도전의식이 강한 이슬람, 중국 문명과 서구는 대체로 적대적이다. 이슬람과 중국은 판이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둘 다 서구에 대한 크나큰 우월 의식을 가지고 있고, 반감이 지배적이다. 비서구 국가들의 무기 확산은 서구에게 군사적으로 확실히 위협이 될 만하지만 세계의 모든 지역에 공급을 감행할 수 있는 공군력을 가진  유일한 나라는 여전히 미국이므로 서구의 압도적 우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탈냉전 시대에서 핵무기가 서구에게 지니는 의미는 냉전 시대의 그것과는 정반대 이다. 서구는 핵무기를 통하여 소련에 대한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만회하였다. 그러나 탈냉전 세계에서 미국은 재래식 군사력에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였고, 이제는 미국의 적수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 과거의 소련처럼 미국은 군사적 우위를 잃을지도 모른다. 핵무기는 언젠가는 서구의 직접표적으로 삼을 수 있게 도리 것이고 테러와 핵무기가 결합할 때 약자인 비서구 세계의 힘은 강대해질 것이다. 유교, 이슬람 군사적 유대의 핵심 고리는 한 축에 중국, 북한이 있고 다른 한 축에는 파키스탄과 이란이 잇다. 이들 나라들은 서로 긴밀한 군사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고 이러한 사태전개는 서구의 이익에 잠재적 위협이 되므로 미국은 그들의 핵무기 확산 저지를 실행했다. 하지만 서구의 핵무기 억제 노력은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지 시키지는 못한다. 문명 간의 세력판도 변화 때문에 서구는 여러 가지 문제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져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국은 다른 국가들과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 문명의 갈등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이슬람교도와 비이슬람 교도 사이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단층선 분쟁과 상이한 문명에 속한 주요국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핵심국 분쟁이다. 이슬람과 서구가 충돌하는 원인은 권력과 문화의 근본적인 물음이다.  이슬람교도들은 서구의 힘이 자기들 사회와 가치 체계에 가하는 위협을 두려워하고 증오한다. 그들은 물질만물의 서구 문화는 타락하고 부패하였으며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들의 생활방식에 미치는 서구의 영향력에 더더욱 맞서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서구가 직면한 근본 문제는 이슬람 원리주의가 아니라 이슬람이다. 자기 문화의 보편성을 철석같이 믿고 비록 쇠퇴하고 있지만 자기들은 우월하기 때문에 그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할 사명감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거느린 상이한 문명을 가진 이슬람, 이것이야말로 이슬람과 서구의 갈등을 불 지르는 핵심 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군사력 증강과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동아시아의 지배국이 되려고 하고 동아시아의 경제 발전은 점점 중국 의존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 나라의 경제 발전에 화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늘고 잇다. 중국이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등장하기 시작할 때 미국은 중국의 패권을 저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저자는 최초의 문명 전쟁으로 걸프전을 들었다. 걸프전은 상이한 문명에 속한 집단 간의 단층선 전쟁과 민족 갈등이 지배하는 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 전쟁이었다. 걸프전은 서구가 이슬람권의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서구인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의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이슬람인들은 걸프전을 서구와 이슬람의 전쟁이라 정의하며 이 전쟁으로 이슬람교도들은 화해했고 이란과 이라크를 화해의 장으로 이끌었다. 서구에 대한 감정 대립은 더 커져가고 내부의 갈등은 감소된 것이다. 단층선 분쟁은 대게 영토 분쟁의 양상을 띠는데 대량학살, 테러 등 추악한 폭력을 동반한다. 또한 단층선 분쟁이 그 밖의 집단 전쟁의 다른 점은 상이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점과 문화적 전체의 일부를 구성하는 집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분쟁이라는 것이다. 단층선 전쟁에서 양측은 자신의 문명의 정체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상대방의 문명적 정체성도 부각시킨다. 단층선 전쟁은 문명 간의 충돌이다. 단층선 전쟁은 일정기간 동안 완전히 중단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원히 종식되는 경우는 드물다. 분쟁을 종식 시키고 지역 분쟁이 지구 규모의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 문명의 핵심 국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의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5부

5부에서 저자는 주로 서구(, 미국)가 세계에서 중요 위치를 확고히 차지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기술했다. 서구는 서기 1500년 이후 다른 문명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고 다른 문명들은 서구의 중요와 근대성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서구는 이제 분쟁의 단계를 벗어나 안전지대가 되었지만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쇠락의 가장자리에 도달한 완숙한 문명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서구가 앞으로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다른 사회에 영향력을 지속시키려면 이슬람과 아시아가 도덕적 우월감을 주장하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서구, 특히 미국은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유럽 국가들과 대서양 중심의 정책을 도모함으로써 자신들이 공유하는 독특한 문명의 가치를 수호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국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문명에서 살고있던간에 인간은 다른 문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가치관 제도, 관행을 확대하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하고 그 방안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런 노력이 쌓이게 되면 문명의 충돌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단일 문명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먼저 나는 몰랐던 많은 지식들에 대해 알게 해준 책의 저자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웃긴 얘기지만 지루할 만한 책을 다 읽은 나도 내 자신이 뿌듯하다.

 문명의 충돌. 처음에는 제목부터가 어려운 책이라 읽기에 무척이나 까다롭고 어려울 줄 알았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가끔 읽다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기는 했으나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내용 중 한국이나 중국 그리고 일본과 같은 우리와 근접한 나라의 이야기가 나오면 더욱더 유심히 보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헌팅턴 이라는 저자의 논리가 지극히 서구적인 것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시각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특히 5부를 읽으면서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이슬람 문명권에 대한 편파적인 시각- 이슬람은 본디부터 다른 문명보다 폭력적의라는 식의 이야기는 과연 저자가 올바른 잣대로 이 책을 썼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책을 읽기 전 인터넷으로 이 책을 검색했던 적이 있는데 그곳에도 이 책을 베스트셀러라고 지칭하는 사람과 이 책이 순전히 미국의 정책 입안 가들을 위해 쓰여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고 내가 후자의 사람처럼 편견을 가지고 살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도 해보았다. 또 중국에 대한 전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중화문명에 대해 적지 않은 서술을 한 것과 내 생각엔 일본도 중국 못지않게 떠오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은 제쳐둔 것을 보면 중국에 대한 전제가 많은 것이라고 해석이 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지 않았던 것은 문명 간의 융합 가능성에 대해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 그 다음에는 어떤 게 옳은 생각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뮐러의 문명 공존론 이라는 책과 많이 비교가 되어 있었다.  제목으로 봐서는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과 정 반대의 내용일 것 같아서 흥미를 끌었다. 이 책도 한번 읽어보면서 비교도 해보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처음에 서술했던 미국의 테러 참사는 일시적으로 도발된 것이 아니라 두 나라가 오랜 기간 동안 가지고 있었던 문명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11테러는 국가 간의 갈등에서 시작되었고 문명의 충돌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에서도 설명했듯이 미국은 좀 더 자중하고 중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비서구 국가들의 반발에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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