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인생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지식경영

반응형

 

피터 드러커 21세기 지식경영

 

한국사회와 경제가 지난 50여년간 성장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됐다는 의미로, 과거의 그런 성장산업들은 오늘날, 그리고 특히 미래에는 사양산업인 것이다. 한국이 개발한 노동력은 과거의 노동력으로서, 매우 생산성이 높고 규율이 잘 잡혀 있는 ‘육체근로자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필요로 하는 핵심적인 노동력은 생산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성취감도 높은 지식근로자들이다.

피터 드러커는 본문에서 새로운 현실들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것이 `감소하는 출산율`로 시작한다. 비록 서부 유럽과 중부 유럽, 그리고 일본의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었지만 우리나라도 예측가능한 것이다. 나머지 새로운 현실은 가처분소득 분포의 변화, 성과의 정의, 글로벌 경쟁력, 경제적 세계화와 정치적 분열 사이에 점증하는 부조화 이다.

 

자본주의가 사회·정치적으로는 물론 기본 가치에 있어서도 쇠퇴를 향한 전환점에 들어섰다. 2010년쯤 늦어도 2020년에는 지식이 자본과 노동을 대신하는 지식사회가 탄생할 것이다.

 

일찍이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던 피터 드러커가 21세기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경영관을 제시했다. 드러커는 이 책에서 지식경영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경영의 실무와 원칙에 관련해 어떤 변화를 몰고 오고,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설명한다. 또 새로운 정보혁명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설파한다. 특히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작업 그 자체의 구조적 변화뿐만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기본적 태도도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인간의 수명연장, 그리고 작업환경의 지속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이 해결해야할 문제와 함께 지식근로자의 자기관리라는 궁극적인 도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가 제시하는 21세기 지식경영의 핵심 지침으로 경영은 기업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조직을 위한 시스템으로서 시스템을 작동하게 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하라는 것, 지식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 단 하나의 최저 조직구조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적합한 구조를 찾으라는 것, 제품과 서비스보다 고객과 고객의 의사결정을 최우선으로 삼으라는 것 등의 내용이 대표적이며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1. 21세기 지식경영 내용

 

(1) 지식근로자의 자기관리

 

드러커가 지식근로자들에게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결론은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이 성과와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분야에 자리를 잡고,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얻도록 노력하여 자신의 강점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일을 잘 하는 스타일인지 혹은 혼자 일하는 스타일인지 질문해 봐야 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잘 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면 어떤 관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질문해야한다. 어떤 사람들은 부하로서 일할 때 최선의 성과를 낸다. 어떤 사람은 팀의 구성원일 때, 어떤 사람은 자문역할을 할 때 가장 일을 잘 한다.

스스로의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어떻게 성과를 올리는지, 자신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하고,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 어디에 속하지 않는지도 결정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 자신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다면 성공적 경력이란 계획된 것이 아닌, 단지 기회를 맞을 준비가 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경력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준비가 되었다면 무엇을 하고, 어디에서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출발하고, 어떤 목표를 정해야 하며, 목표달성 기한은 언제까지인지의 결론을 통해 자신이 기여할 바를 탐색해야 한다. , 나의 강점, 나의 성과향상 방식, 그리고 나의 가치를 통해, 나는 어떤 분야에 최고로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타인과의 관계 책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고, 다른 사람들의 협조를 받아 성과를 올리므로 관계책임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식의 자기관리만 잘 된다면 드러커에게 지식근로자들의 미래는 매우 희망적이다. 40여 년간을 일해 온 육체근로자의 경우 은퇴연령이 되기도 전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녹초가 되어 사실상 끝나버리게 되지만, 지식근로자의 경우 결코 끝나지 않는다. 지식근로자들은 비록 모든 종류의 사소한 불평을 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완전하게 제 할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관리한다는 것은 점점 더 자신의 인생 후반부를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제2의 다른 경력을 실질적으로 시작하거나, 평행경력을 개발하거나, 사회사업가가 된다면 지도자가 될 기회, 존경받을 기회, 그리고 성공한 자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인생의 후반부로 접어들기 훨씬 전에 그 준비를 시작해야만 이 모든 기회에 더욱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2) 변화 주도자

 

변화주도자는 자신에게 다음의 내용을 질문해야한다.

 

1.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책

2. 변화를 탐색하고 예측할 수 있는 체계적 방법

3. 조직 내외부적으로 변화를 추진 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

4. 변화와 연속 사이에 균형을 취할 수 있는 정책 그리고, 정보의 조직화를 역설한다.

 

드러커에게 있어서 혁신이라는 단어는 좀 더 까다로운 편이다. 혁신은 항상 정책을 동반해야만 효력이 있다. 조직으로 하여금 혁신을 한층 더 잘 수용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변화 주도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고 할 수 없다. 변화 주도자가 된다는 것은 현재가 미래를 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드러커는 조직적 폐기처분, 조직적 개선, 경험의 활용 등 몇 가지 실질적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성공적인 변화 주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은 이런 식의 체계적 혁신정책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그 이유는 체계적 혁신정책이 조직으로 하여금 변화 주도자가 되고자 하는 의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것은 조직 전체가 변화를 기회로 인식하도록 해준다. 다만 여기서 변화 주도자가 피해야 할 몇 가지 함정들이 있는데, 전략적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혁신 기회, 신기한 것과 혁신적인 것의 혼동, 마지못해 하는 움직임과 적극적인 행동의 혼동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매력적인 함정들에 빠지지 않거나 빠졌어도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체계적인 혁신정책을 도입과 탐색활동 뿐이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기업들은 갖가지 시장조사방법과 고객조사방법을 동원해 변화의 위험을 제거하거나 그 범위를 좁혀, 어디에 변화를 도입해야 할 지, 어떻게 도입해야 할 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드러커는 변화뿐만 아니라 연속성에도 집중하라고 말한다. 변화 주도자가 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반면, 전통적 조직은 연속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변화와 연속은 서로 반대 개념이 아니라 두 개의 바퀴 개념으로써, 어떤 조직이 변화 주도자가 되기에 적합하도록 조직되면 될수록, 그 조직은 조직 내·외부적으로 더욱더 연속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급격한 변화와 연속 사이에 균형을 유지할 필요성이 한층 더 커지는 것이다. 변화와 연속 사이에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정보 그 자체에 대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고, 보상과 동기부여 그리고 성과급에 의해 체계화돼야 한다. 성과에 걸맞게 혁신가들을 보상해 주지 않으면 조직은 혁신할 수 없다.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국가적 차원의 변화에 대해 드러커는 범위를 훨씬 넓게 잡고 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의 변화들은 단순히 경제적 변화나 기술적 변화를 넘어서 인구 통계적 변화이고 사회적·정치적 변화이며 무엇보다 세계관의 변화가 될 것이다. 그런 시기에는 경제 이론이나 경제 정책은 힘을 발휘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적합한 사회이론도 없다. 다만 그런 시기가 끝나고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무엇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주는 이론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예측하는 일보다 피부로 변화의 흐름을 느끼는 일은 훨씬 어렵다. 그래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정책은 미래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데는 많은 위험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 아예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훨씬 덜 위험할 것임은 분명하다.

 

(3)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지금까지는 육체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작업자의 피로를 줄이고, 그 결과 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킨 테일러의 방법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제 선진국에서의 관심의 방향은 더 이상 육체작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으로 옮겨져 가고 있다. 지식근로자들은 모든 선진국의 노동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단일 인구집단이 되어 가고 있다. 드러커는 선진 경제의 미래 번영과 진정한 미래의 생존은 무엇보다도 지식근로자의 생산성에 점점 더 의존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지식근로자는 육체근로자와는 달리 생산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의 머리에 축적되어 있는 지식은 전적으로 휴대 가능할 뿐 아니라 엄청난 자본적 재산이 될 수 있다. 지식근로자는 생산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동성이 높고, 따라서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기관의 재산을 보존하는 것이 임무인 경영자들은, 생산성이 최고로 높은 지식근로자를 유인하고 보유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지식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드러커에 따르면 지식근로자들 중 지식작업과 육체작업 모두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기술자(technologist)라고 명명한다. 기술자는 지식근로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단일 인구집단이고 가장 빨리 성장하는 집단일 것이다. 기술자는 자기 스스로 작업해야만 하고 그를 감독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기술자 스스로 품질을 규정하고 그것을 제공해야만 하며 따라서 기술자들은 지식근로자처럼 취급되어야 한다. 이들의 작업 가운데 육체작업의 비중이 아무리 크더라도 초점은 기술자로 하여금 지식근로자로서 갖춰야 할 지식을 갖게 하고, 책임을 지게하고, 그리고 생산성을 올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자를 포함하는 지식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식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태도의 변화는 개별 지식근로자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에서도 일어나야만 한다.

 

그렇다면 지식근로자와 지식근로자 생산성의 등장이 기업의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이것이 경제 시스템의 미래와 구조에서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드러커는 우리가 기업의 지배구조에 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어 고용조직의 목적과 고용조직 경영의 목적에 대해 다시 정의를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정의의 범위는 주주와 같은 법적 소유주 뿐 아니라 지식근로자와 같은 인적 자본의 소유자의 차원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을 비롯한 조직의 생존능력은 점점 더 지식근로자를 생산성에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지식근로자를 보유하는 능력은 기업의 최우선 평가 덕목이 될 것이다.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는 이건희 회장의 그 유명한 천재론도 있지 않은가. 어쨌든 지식근로자와 지식근로자 생산성이 핵심 질문으로 등장하게 됨으로써 수십 년 내에 경제시스템의 구조와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4) 정보 도전

 

테크닉보다 인포메이션을 중요시하는 드러커는 새로운 정보 혁명에 관한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혁명은 기업에서 출발했지만 교육과 의료 분야 등 각종 분야에 넓게 퍼지며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정보의 수요 시장과 공급시장은 앞으로 몇 년 내에 수렴하여 더욱 새로운 정보 혁명이 이끌 것이다. 기업은 이 혁명의 중심에서 부의 창조를 위한 효과적인 적용을 연구할 것이다. 기업이 부를 창조하는 데는 네 가지의 진단도구 집합이 필요하다. 기초정보, 생산성 정보, 역량정보, 희소자원의 배분에 관한 정보 등이 그것이다. 기초정보란 현금흐름과 유동성 비율 등이고, 생산성 정보란 자본비용을 포함해 모든 비용에 대해 부가가치를 측정하는 경제적 부가가치 분석(EVA)을 말한다. 역량정보는 말 그대로 역량에 관한 정보이고, 자원배분 정보란 희소자원의 배분, 즉 자본과 유능한 인적자원의 배분 문제이다. 이러한 정보들은 기업경영이 잘 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보의 성격이 바뀜에 따라 이러한 지표들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근로자의 형태인 최고경영자의 경우, 그들의 임무수행에 필요한 정보 수집은 더욱 의미가 클 것이며, 그에 대한 시스템 구축 역시 더욱 어려울 것이다. 최고경영자들은 사건들이 의미 있는 것으로 되기 전에 이들 사건에 대해 이미 적응하고,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그러한 작업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외부에 대한 정보는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조직되어야만 하는 정보다. 드러커는 그런 정보가 올바른 행동을 위한 기초로서의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그리고 지식근로자의 자기관리를 위한 도전의 기초가 되기도 할 것이라 얘기한다.

 

(5) 새로운 현실들

 

·서부 유럽을 비롯한 각종 선진국에서 출산율이 인구를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아래로 떨어진지 오래다. 출산율 감소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엄청난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것은 경제적으로도, 사업상으로도 마찬가지다. 전략이란 것이 결국 현재의 자원을 투입해 미래에 기대되는 바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면, 인구변화를 고려해 특히 선진국의 출산율 감소를 감안해 출발해야만 한다. 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구 분포는 물론 그 인구들의 소득분포 또한 고려할 사항이다. 가처분 소득의 비율은 모든 경제적 정보의 기초이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외부정보 중 가장 얻기 쉽고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믿을 만한 기초 정보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자도, 경제전문가도 가처분 소득의 비율분포에 대해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드러커는 기업이든 비기업이든 간에 조직들은 가처분소득 분포의 추세, 그리고 특히 그 추세변화에 근거해 그것에 맞게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할 것이라 얘기한다.

 

지금까지 지배적 이론은, 기업은 이익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영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전통적인 관점은 이제 더 이상 기업의 경영원칙이 아니다. 그러나 기업은 전적으로 주주들의 단기적 이익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최근 미국의 이론 또한 오래 가지 못할 것이고 분명히 수정돼야만 할 것이다. 게다가 모든 조직은 국제경쟁력을 전략적 목적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드러커는 기업을 비롯한 어떤 조직도 해당 산업의 세계적 지도자들이 설정한 글로벌 기준을 따를 수 없다면 세계 어디에서 사업을 하건, 성공은 차지하고라도 생존조차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 얘기한다. 이제 어떤 기업의 성장이나 어떤 국가의 경제적 발전도 값싼 노동력에 기초하여 달성될 수는 없다. 임금이 아무리 낮더라도 어떤 기업의 노동력이 해당 산업의 세계적 선두기업이 올리는 정도의 생산성을 급속히 따라가지 못한다면 번영은 물론 생존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전략은 새로운 기초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뿐만 아니라 어떤 기관도 이 세상 어디 있든 간에 해당 산업분야의 선두주자가 설정한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 자신을 평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적 현실과 정치적 현실 사이에 불일치 역시 전략의 중요한 기초적 조건으로, 이 불일치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업에 있어서 민족국가의 국경은 장애물이자 비용중심점이다. 따라서 기업은 그 활동범위를 전 세계적 차원의 산업, 그리고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정치적 국경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새로운 지역경제 단위들마저도, 예를 들면 유럽경제공동체, 북미자유무역지대, 남미의 경제 공동체인 메르코수르 등이 정치적 국경을 철폐하는 것은 차지하고라도 정치적 국경을 실질적으로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럽다. 이것이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 시대, 그리고 불확실성 시대에 드러커가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전략상의 고려사항이다.

 

(6)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경영은 기업경영을 말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드러커에게 경영은 기업경영만이 아니다. 그가 예측하는 21세기 선진국의 성장 부문은 기업이 아니라 비영리 사회 부문이 될 확률이 높다. 오늘날 비영리 사회 부문은 경영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부문일 뿐 아니라, 체계적·원칙적·이론적 경영이 가장 빨리, 그리고 최대의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부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세상에는 단 하나의 올바른 조직이 있거나 또는 있어야만 한다고 가정해왔다. 하지만 생물조직에 수없이 다양한 구조가 있는 것과 같이 현대의 조직에도 수많은 조직구조가 존재한다. 그리고 개인들은 하나의 조직구조에서, 그리고 동시에 여러 개의 다른 조직구조에서 작업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들이 속해 있는 조직의 어떤 사람은 상사이기도 하고, 전략적 제휴의 파트너이기도 하고, 소수 지분 참여자이기도 하고, 공동 투자자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상하 복종관계에서 벗어나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 사이의 관계는 전통적인 상급자 대 하급자의 관계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연주자 사이의 관계와 흡사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경영의 범위에 대한 규정은 어디까지 변할 것인가? 일단 경영은 명령과 통제에 기초한다는 전통적 개념에서 법률적으로 규정된다는 가정을 성립해왔다. 명령과 통제는 분명히 법률적으로 규정된다. 주요 조직을 관리하는 데 법률적 규정이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제약회사와 주요 대학 연구소의 생물학 연구원 사이에 형성되는 파트너십 관계가 근접한 예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다국적기업에서는 경제적 현실과 정치적 현실이 일치했지만 오늘날의 다국적 기업에게 국가란 하나의 비용 중심점에 지나지 않는다. 경영과 국경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경영의 범위는 법적으로는 물론 더 이상 정치적으로도 규정될 수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경영의 범위를 다시 규정하는 것이다. 경영은 전체 프로세스를 포괄해야만 하며 기업에서 전체 프로세스라는 것은 대체로 경제적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드러커는 이점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경영의 영역은 조직의 내부이다. 이 가정은 다른 방법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경영과 기업가 정신을 뚜렷이 구분해준다. 그러나 드러커는 실제로 경영실무에서는 이런 구분이 전혀 의미가 없다고 애기한다. 기업이든 또는 다른 어떤 기관이든 간에 어떠한 사업체도 혁신하지 않고서는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 없이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경영과 기업가 정신은 동일한 과업에 대해 서로 다른 두 차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인식해야만 한다. 경영방법을 배우지 않는 기업가는 오래도록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기업은 원칙적으로 변화를 예상하고 설계되어야 하며 변화에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를 야기해야 한다. 이것이 드러커가 책 한권에 걸쳐 말하고 있는 21세기 지식경영의 핵심이다.

 

2.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지식경영을 읽고

 

피터 드러커는 다음으로 지식 사회와 한국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피터 드러커는 첫째,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두 번째로 자유로운 기업 운영, 세 번째로 한국 내 생산인력을 5%이하로 줄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 한국은 노사간에 엄청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얼마나 심하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이유로 불안한 노사관계가 꼽히겠는가? 나 또한 노사문제를 보면서, 항상 ‘어느 쪽에 문제가 있을까?’ 많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빨리 불안한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신뢰가 넘치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지금의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다.

두 번째, 자유로운 기업 운영을 꼽았다. 한국은 아직 까지도 위계서열을 중시하여 기업 문화가 경직되어 있다. 이 것은 비효율을 낳는 경우가 많으므로 바꿔야 할 문제이다. 피터 드러커는 또 다른 관점에서 재벌 그룹의 해체를 이야기했다. 재벌그룹들은 엄청난 몸집을 이용하여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있다.

세 번째, 한국 내 생산인력을 5% 이하로 줄이라고 충고하였다. 생산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이웃 나라 중국을 도저히 따라 잡기가 힘들므로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피터 드러커는 지식 사회와 대학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대학은 급변하는 사회에 맞춰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기업에서는 대졸자들을 다시 교육을 시켜 실무에 투입한다고 한다. 이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쳐야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경영의 원칙과 관련한 기본가정을 어떻게 변화시켜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계속해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통찰하고 있다. 또한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개인과 조직의 기본적 태도에서도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수명연장, 작업환경의 지속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이 해결해야할 문제와 함께 지식근로자의 자기관리라는 궁극적인 도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그의 결론대로 21세기의 현실을 검토하지 않고 경영전략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아니 수년 내에 틀림없이 일어날 여러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면 혼란의 시대, 구조 변화의 시대, 전환기의 시대에 우리는 생존조차 위협 받을 것이다.

 

요사이 지식경영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지식경영에 대한 열풍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우선은 우리의 기업경영자들이 무엇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IMF시대에 접어들어 기업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조직원들에 어떠한 동기를 부여해서 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지식경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있을까 하고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식경영은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우리 기업뿐 아니라 각국의 모든 기업들에게 글로벌경쟁시대에서 다른 대안이 없는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식 경영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 등의 무형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 경영하여 치열한 세계경쟁시장에서 기업이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또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신 경영 기법인 것이다. 이처럼 지식경영은 절박함이라는 면에서조차 과거의 경영패러다임과 뚜렷이 구분된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보다 더 잘 교육받고, 성취감 넘치는, 미래 지향적인 엘리트 지식 근로자를 개발한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드러커가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우리가 진입하고 있는 변혁의 시기가 혼란의 시기이고 도전도 엄청나지만 기회 또한 무한하며 한국은 그런 변화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준비된 국가라고 진단했다. 그만큼 우리는 지식경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따라서 두려움이나 걱정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다가오는 변화를 맞이하는데 더욱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