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스토리텔링이란 이야기(story) + 나누기(telling)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말로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미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이다. 원래 스토리텔링은 문학 용어로 말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혹은 '구전을 말하는 것'이다. 즉 사건과 사물에 대한 물리적 속성이나 사실에 대한 보도(report)가 아닌 사물이나 인물이 가져다주는 개인적 의미로서의 이야기로 지어서 말하는 것이다. 보울비(Bowlby)는 애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유아들이 엄마를 좋아하는 까닭이 젖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물리적 속성 제공 때문이 아니라, 엄마의 존재가 주는 접촉과 위로와 같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설명하였다. 즉 인간의 발달의 핵심은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얻고 이를 토대로 유아는 하나의 인간으로 제 2의 탄생을 하게 됨을 말한다.
인간에게 있어 사건과 사물은 사실 그 자체로서가 아닌 주관적인 의미로서 받아들여지며 개인의 과거 속에 하나의 역사이자 오늘을 만드는 이야기(story)로 자리 잡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야기는 새로이 각색되어 의미를 더해간다. 아이가 엄마에게서 듣는 콩쥐팥쥐 이야기는 동화책에 나오는 소설 줄거리가 아니라 엄마가 얼마나 아이의 바램에 귀기울였고 자신을 사랑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바뀐다. 곧 이야기를 나누며(storytelling)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최근 기업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단순한 사실 중심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감성적이고 이야기 중심의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법이 점차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상대를 설득하는데 있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광고에 대한 반감이나 비판적 시각을 무장해제 시키는 한편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는데 적절한 도구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제품의 정보 속에서 상품 그 자체 보다 상품이 주는 상징적 의미나 이야기에 주목하게 함으로서 하나의 스토리가 이성을 무력화 하고 호감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즉 브랜드를 이야기를 통해 알림으로서 사람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두하게 만들고 관객 스스로가 이야기를 창조하며 동시에 이야기 속에의 참여자가 된다. 이야기를 통해 남과 내가 하나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마치 어린 왕자의 이야기처럼 '그들은 아무런 사이가 아니었지만 길들여지고 난 후 그들은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제품 자체에 대한 속성이나 이미지 중심의 마케팅에서 상업성을 드러내지 않으며 소비자로부터 주목을 받고 호감을 얻어 선택되려 브랜드가 표방하는 이야기를 통해 감성과 의미에 호소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곧 '상품에 담겨 있는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시'함으로서 몰입과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의사소통방식을 통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2% 부족할 때'의 스토리텔링 사례
2% 부족할 때
TV 광고에서2% 부족할 때'라는 음료수는 음료 자체의 속성에 대한 설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대신 남녀 간의 사람과 갈등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고 드라마화하여 관객을 하나의 사랑에 대한 토론의 장속의 참여자로 만들었다. 자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도록 하고 고객들로 하여금 사랑에 대한 남녀 간의 차이에 대해 토론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독백1> 지현 : 사랑에 관한 가장 잘못된 오해는 그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현실의 사랑은 취업의 차이 하나에도 휘청휘청 거리니까...
인성 : 사랑에 관한 가장 잘못된 오해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는 믿음이다. 현실의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아주 작은 추억에 불과하니까...
사랑하는 남녀의 갈등, 거짓말하는 것들은 사랑할 자격도 없어'라는 남자의 말과, '사랑만 갖구.. 사랑이 되니..?'라는 여자의 절규는 사랑에 대한 차이를 논하며 더 많은 이들을 2%의 이야기꾼으로 만들고 관객은 점점 더 2% 목말라가게 만들었다.
'애니콜'의 스토리텔링 사례
애니콜로 대표되는 삼성의 핸드폰 광고에도 핸드폰의 기능이나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넘어, 서로 다른 사상과 체제를 넘어 교감하는 '하나의 어울림' 이라는 주제로 남북한의 젊은이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북한의 예술인 조명애와 남한의 가수 이효리가 애니콜을 통해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세계인의 만남'이라는 애니콜 브랜드의 정신을 표현한다. 특히 남북한의 분단 상황이라는 한계에서 사상과 체제의 차이를 넘어 남북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애니콜 광고는 국내를 넘어 세계 언론들의 주목을 받으며 '휴대폰을 통한 외교'라는 커다른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총 4편으로 구성된 스토리는 각기 '조명애'편, '이효리' 편이 방영되고, 이후 '만남' 편과 '선물' 편이 방영되면서 이를 지켜 보는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이야기는 조명애가 '물동이춤'을 추고 이효리가 이를 위성DMB폰으로 바라보며 '처음 보지만 낯설지 않다'며 호감을 보이고, 조명애는 이효리를 보며 '같은 여자로서 만나보고 싶다'는 멘트를 통해 서로 나뉘어 있으나 애니콜을 통해 교감하는 모습을 전개해 나간다. 마케팅에서 상품에 대해 이와 관련한 인물이나 배경 등을 설명하며,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내용 중심의 광고가 아니라 '상품 에 담겨 있는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시' 함으로서 이야기 속에 몰두되고 이야기의 전개를 기다리게 하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의사소통을 도입하고 있다.
곧 제품이나 브랜드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그것을 둘러싼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이야기 중심의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이러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사례들은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다.
'인디고' 의 스토리텔링 사례
대부분의 담배 광고는 주로 담배가 가지고 있는 니코틴 함량이나 필터 등을 주제로 하여 제품의 속성을 설명하거나 젊음이나 도전적 카우보이 같은 이미지 중심의 광고를 하여 왔다. 인디고 담배를 도입하면서 KT&G에서는 타르나 니코틴 함량에 대한 내용 중심의 광고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에 걸맞는 광고문구와 이미지를 에피소드 편으로 하여 전개해 나간다. 브랜드 스토리의 에피소드는 자유와 독립을 주제로 6개 정도로 구성되어 전개될 예정이다.
그 중 1편은 신화속의 새를 등장시키는데, 인디고(Indigo)라는 말 뜻 자체가 독립(Independence)을 의미하듯 담배 갑에 키샤(Kishar)라는 바빌로니아 신화 속에 새 혹은 장자의 소요유 나오는 커다한 새(붕새)를 그려 '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누리는 위대한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인디 세대가 구속을 넘어 새로움에 도전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비상하듯, 인디고라는 브랜드가 젊은 영혼을 가진 세대를 대변하여 자유를 표방하는 스토리텔링 형식을 마케팅에서 활용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관련한 의미를 표현하여 인디고가 주는 자유로운 정신과 의미에 주의를 끌고 그 정신을 소개함으로서 통해 젊은 인디 세대들의 인디 정신을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
'빈폴'의 스토리텔링 사례
제일모직 빈폴은 다니엘 헤니와 기네스 펠트로를 모델로 하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둘의 만남에 대한 스토리를 공모하면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광고에서 남녀 주인공이 영국 런던 거리에서 마주치며 만나게 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이후 스토리를 넷티즌으로부터 공개 모집하고 있다. 뉴욕의 소설가이자 신문 기자인 헤니가 런던의 거리 찻집에서 어떤 여자와 지나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찻집에서 누군가 놓고 간 자신의 첫 번 째 소설책을 발견하고 책 속에 남겨진 메모의 주인공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두 달 후 기네스 펠트로는 자신을 취재차 오는 기자를 찻집에서 기다리며 마음을 설레게 된다.
한편의 드라마처럼 만들어진 CF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하여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높일 뿐 아니라 계속되는 스토리를 통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오래도록 기억에 머물도록 한다. 드라마처럼 연결된 느낌을 주며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 몰입시킨다. 뿐만 아니라 쌍방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되어 인터넷 상에서 공모를 통해 다음번 이야기를 공모해 네티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야기를 통한 의미의 공유
누구도 자신이 모르는 것을 좋아할 수는 없다. '여기가 겨울 소나타의 주인공이 만났던 그 언덕'이라는 이야기(story)를 알면 그 장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이해할수록 호감이 높아지며, 호감이 쌓이면 채택하게 된다. 기억의 처리수준(elaboration likelihood) 모형에 따르면 사전적인 정의를 암기하는 것보다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한 의미 중심으로 사건을 처리할수록 기억의 흔적이 깊게 남아 오랜 동안 기억이 유지된다고 한다. 우리도 여행지에 가면 단순히 경관을 감상할 때보다 "여기가 역사 교과서에 나왔던 곳으로..." 하며 그 장소나 여행지와 관련된 의미나 개인적 추억을 곁들일 때 더욱 오래 기억되며, 보다 호의적인 인상을 가지게 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브랜드의 속성 뿐 아니라 브랜드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과 함께 개인적 의미를 함께 공유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란 그 브랜드가 갖는 뒷이야기를 퍼트리고, 고객은 그 상품이 품고 있는 이야기 곧 의미를 공감하며 친구가 되어 물건을 사게 된다. 마치 그 사람을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되듯(to know him is to love him) 알게 되면 새로이 보이나니, 알고 난 후에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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